미스터한쌤 2022. 12. 5. 21:10

느헤 7-8

에즈라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날마다 하느님의 율법서를 읽어 주었다. 사람들은 이레 동안 축제를 지내고, 여드레째 되는 날에는 법규대로 거룩한 집회를 열었다. (8, 18)

잠언 27.1-14

솔직한 훈계가 숨은 사랑보다 낫다. (27, 5)

콜로 3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3, 19)

묵상

예수님, 제가 무늬만 어른이고, 속은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제게 어려운 일이 닥치면 도망가려고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최대한 어려운 일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어려운 일에 대해 책임을 피하고 누군가가 그 일을 대신해 주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 어려운 일이란 상대적이긴 합니다. 남들이 어렵고 힘들어 하는 일을 저에게는 쉽고 힘들지 않은 것들이 있었으니까요. 제게 어려운 일은 가정적인 일입니다. 집안 일은 제가 해야하는 일인데도 왠지 제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내가 하는 집안 일은 당연한 거고, 제가 하는 집안 일은 어쩌다 하는 것인데도 왜이리 인정받고 싶어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혼한지 14년이 다 되어갑니다. 아내도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들 돌보며 하는 집안 일이 쉬운일이 아니었음을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후 집안 일을 조금씩이라도 하고자 노력은 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저는 욕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집안 일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완전 깨끗하게 말이죠. 그럴려면 큰 맘을 먹고, 그 만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맘 먹은 대로, 여유 시간에, 그 일이 잘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미뤄두기 일쑤였죠. 큰 맘 먹고 한 번에 치워야지 하니, 계속 뒤로 미뤄지기만 했습니다. 저의 조급한 마음에 청소나 정리를 할 때 빨리 안치워지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화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그러한 조급한 마음이나 화는 내려 놓으려고 합니다. 몰입이란 책에서는 자기목적성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집안 일이든 직장 일이든,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목적성을 갖고 일을 할 때 행복감을 더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집이 아직 어질러져 있을 때가 많고, 정리가 안되고, 청소가 미흡할 때가 많습니다. 조금씩 차근차근 아끼는 마음으로 완벽을 추구하지 않고, 움직여 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겐 완벽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마음, 완벽하지 않으면 부족하게 느껴지는 마음... 결국 이런 것들이 제 마음을 갉아먹고 행복을 방해해 왔던 것 같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 자체가 완전한 삶이다라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처럼, 저도 이제 더이상의 욕심을 내려 놓고, 음과 양의 조화를 추구하며 살고 싶습니다. 

솔직한 훈계가 숨은 사랑보다 낫다고 말씀하신데서 위와 같은 생각을 길게 적었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제게 훈계를 하면 그게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지적받는 것이나 조언도 모두 불쾌합니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처럼 솔직한 훈계가 숨은 사랑보다 낫다는 것을 생각하니 제가 그동안 훈계에 대해 너무 안좋은 점만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솔직한 훈계를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