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공부를 하고 싶은가?? 무엇이 이 책을 읽도록 했을까? 나는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평생 공부를 하고 싶다. 현재 어떤 공부를 해야할 지 고민 중인 가운데 이 책을 접했다. 석사, 박사를 하면 어떤 공부를 해야할 지 명확하게 정해지겠지만 석사과정에서 맛본 좌절감은 나를 대학원 같이 논문을 쓰는 학문의 세계에서 조금 벗어나게 했다. 다만,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하며 평생공부를 정했다는 한 학자의 말이 뇌리에 박혀있었다. 내가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면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가? 석사, 박사과정이 아닌 나만의 공부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그런 공부는 없을까?
최근에는 독서를 통해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나의 관심 분야는 내가 몸 담고 있는 교직과 관련한 교육책이나 과학책 정도이다. 그리고 독서에 대한 관심으로 독서법에 관한 책. 한 달에 최소 한 권 정도는 읽고 있는데 책을 읽지 않던 내게 그나마 책을 꾸준히 읽게 만든 책은 ‘독서천재 홍대리’란 책이다. (10대 20대 때도 책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있었다. ‘남자의 향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이다. 고등학교 때 야자 시간에 놀기만 하는 친구인 줄 알았는데 남자의 향기가 그렇게 재밌다면서 줄거리를 말해 주는데 얘기만 듣고 감동을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 나도 한 번 읽어 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나의 감명깊게 읽은 책 1호는 남자의 향기였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20대 때 시내버스 안에서 한 숨에 읽은 첫 책이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밝은 미래를 떠나는 쥐가 맘에 들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아직도 더 밝은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일지도 모른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게 한 것은 ‘독서천재 홍대리’와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 작가의 영향이다. 이지성 작가는 교대를 나와 초등교사를 하다가 작가로 전업을 한 사람이다. 나와 같이 교대를 나와 동질감과 호기심, 관심이 쏠렸던 것 같다.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해 준 작가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두뇌가 계발이 되고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내용이 가장 와 닿았다. 홍대리, 다락방, 리드하라 모두 그런 책들이다.
공부, 계속 해야할까? 대학원 다닐 때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선생이 되었는데도 공부를 또 해야 하니?? 하시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그 말씀 속에는 공부는 출세를 위해 고생하는 것이고, 선생이 되었으니 고생스러운 공부는 그만하라는 뜻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 맞다. 공부는 정신노동이고, 육체노동보다 힘든 것이 정신노동, 감정노동 같은 것들이다. 정신노동이 쉬운 일이었다면 교수나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았겠지. 그러나 나는 나의 부족함을 안다. 교사로서 모자란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안다. 나는 많이 부족하다. 이 부족함이 나를 평생 공부의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부족함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 욕심일까? 채워서 남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는 것은 욕심이겠지?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공부를 하며 삶의 지혜를 터득해 나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공부 방법 중 하나가 독서다.
어떤 공부를 해야할까? 또,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지금 시점에서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의 관심분야를 좀 더 세밀하게 정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송해초 도서관 통째로 읽기도 도전하고 싶다. 비록 초등학교 도서관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학습자의 유형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피상적 학습자, 전략적 학습자, 심층적 학습자이다. 학습 내용에 대하여 단순 암기로 시험에 통과하기를 위한 공부를 하는 학습자가 피상적 학습자, 학습 내용에 대해 속뜻과 그 응용 방법을 생각하고 분석, 종합, 평가 등을 하고자 하는 심층적 학습자, 졸업이나 전문 대학원 진학을 위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유형이 전략적 학습자이다. 나는 학창시절 동안 일명 벼락 치기 공부로 단순 암기를 주로 했던 피상적 학습자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던 전략적 학습자 유형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지식의 범위와 사고의 깊이 등이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앞으로 되고 싶은 유형이 바로 심층적 학습자 인데, 관심 분야에 대한 폭넓은 공부를 통해 심도 깊게 파고들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심층적 학습자는 주로 시험의 결과보다는 문제에 대한 인식과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학문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좋은 시험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선생님으로서 모든 학생들을 심층적 학습자로 이끈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피상적, 전략적 공부 이후에 심층적 학습자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으니까 말이다.
독서를 할 때 무조건 책을 읽어라 하는 것은 축구를 할 때 아무 규칙도 알려주지 않고, 공 주면서 축구해하라는 것과 똑같다는 말이 인상 깊다. 독서가 심층적 학습자에게 기초적인 탐구의 매체라면 독서를 시작할 때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할지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책 좀 읽으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집안 분위기 자체가 늘 텔레비전을 켜놓고 사는 분위기 속에서 나 혼자 책을 펼쳐들기도 어려웠다. 심층적 학습자 중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깊이 있게 공부를 한 사람도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열악한 환경에서 지적 욕구나 탐구심 같은 것의 불씨를 살린 사람들이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부모님처럼 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다독 등이 환경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나도 가끔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던 때를 떠올린다. 1학년 때부터 4학년 중반까지 엄마가 안계셨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밤에 울었던 기억도 있고, 할머니께서 서울 고모집에 데려가셨는데 이유도 모른 채 펑펑 울었던 기억도 있다. 그때를 떠올리면 현재 어머니께서 가까이 계신다는 것이 아주 큰 위안이다. 어떤 어려움도 그때를 생각하면 경감이 된다. 엄마가 집을 나가서 안 돌아오신 대략 3년 동안 늘 외롭고 힘들진 않았다. 할머니께서 돌봐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를 떠올리면 그 어린 나이에 외롭지 않았을 리 없고, 엄마가 그립지 않았을리 없다. 그 시절 엄마만 돌아오시면 난 행복해. 엄마만 있으면 돼. 다른 건 필요없었다. 4학년이 되어 엄마가 돌아오셨다. 아빠가 엄마를 데리러 가는데 나는 같이 가고 싶다고 했고, 아빠 차를 타고 따라갔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도착해서 차 문이 열리고 엄마가 차에 타셨다. 엄마를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이제 안심이다. 난 행복하다. 엄마만 있으면 되니까. 가족이 떨어져 있던 슬픔. 이 글을 쓰는 동안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엄마가 오셨으니까 내가 할 일은? 학교생활 즐겁게, 친구들과 즐겁게, 시험때가 되면 시험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넌 뭐가 걱정이니? 공부만 하면 되는데. 맞다. 난 공부만 하면 되었다. 그렇다고 공붓벌레나 책벌레였던 것은 아니고, 남들 하는 만큼은 했던 것 같다. 내가 뭘 배우겠다고 하면 다 지원해주셨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때는 십여 일 동안 하루 14~15시간씩 매일 공부했던 기억도 있다. 그만큼 잡생각이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그 때 나의 행복은 엄마만 있으면 되었으니까.
다른 친구들에게 성적으로 밀리는 게 싫었던 나는 고등학교 3년 동안 계속 성적이 올랐다. 나보다 성적이 안 좋았던 학생이 나보다 좋은 꼴을 보지 못하는 공부에 대한 승부욕이 있었다. 엄마가 돌아와서 함께 사는 것이 행복이었던 나는 차츰 세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던 것일까? 공부욕심과 함께 출세에 대한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 교대를 들어가서도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마음이 계속 있었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실습을 나가게 되고, 학생들이 예뻐 보이고, 2학년 말에는 ROTC까지 합격하여 학교를 계속 다니게 되었다. ROTC 동기들을 만나면 일반 교대생들 보다 더 열심히 살고, 더 재밌게 노는 느낌이었다. 더 우월해 보여서 지원했었고, 우월한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느낌 때문에 지원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결국 ROTC가 되었는데 제복 입고 다니는 것 빼고는 우월한 순간이 별로 없었다. 어린 나이에 약간의 우월의식이 있었고, 내 자신이 뿌듯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자신감은 군대까지 이어져서 군생활도 어렵지 않게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군대에서는 중위 진급 이후 부대를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신교대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수색대로 발령이 났다. 정말 가기 싫었다. 당시 수색대 작전지역은 매우 위험했다. 수색대 중대장이 군견이 부비트랩을 건드려 폭발하는 바람에 파편에 맞아 뇌사상태에 빠진 사고도 있었고, 사계청소를 하다가 지뢰를 밟아 발목이 다친 중대장도 있었다. 나는 1년만 있으면 전역이었고, 조용히 있다가 전역하고 교직에 몸담고 싶었다. 죽어도 가기 싫었다. 대대장과 면담도 하고, 인사장교에게 가기 싫다고 떼쓰고, 사단 보임장교에게 연락해서 수색대를 가지 못하는 사유에 대해 말을 했는데, 끝내는 수색대로 갔다. 그렇게 수색대에서 DMZ 수색, 매복을 하며 1년을 보냈다. 그때 느꼈다. 세상에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 교리 교사를 하면서는 이 내용을 사례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거스를 수 없다는 교리를 학생들에게 말한 적도 있다. 그렇다. 인생이라는 것이 어떻게 내 생각과 의지대로 이루어지랴. 지나고 보니 DMZ에서 있었던 1년이 전역 후 나의 행복감을 크게 향상해주었다. DMZ에서는 늘 긴장을 해야 했고, 사람이 다니는 길 이외에는 미확인 지뢰지대라 늘 조심해야 했다. 1년 동안 그렇게 지내고 나니 전역 후에 도시 속 모든 장소들이 안전한 곳이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느껴졌다. 한 3개월 정도 그러고 산 것 같다. 학교의 교직원들은 나의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과 다소 동떨어져 있었다.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넘쳤던 나는 군대 빨로 신규교사 시절을 시작했고, 군대 빨 떨어질 때쯤 교직을 만만히 보면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린 나이, 그리고 미성숙했을 때 군대에서 장교를 했고, 초등교사를 하며 부족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자신감있게 잘 살아왔다. 그런 자신감과 출세에 대한 열정이 나를 부설초까지 가게 했고, 부설초에서도 한참 어린 나이에 한참 선배들과 지내며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받았던 것 같다.
이제 나이 마흔. 부설초에서 30대 후반을 보내며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가. 부설초에서 만났던 사람들 특히, 내 동기 A와 B.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쳤다. 5년 동안 함께 하면서 많은 모습을 봤다. A는 정말 깔끔한 사람이다. 지식도 많고, 말도 잘 하고, 학부모에게 인기도 많다. 아이들도 잘 돌본다. 책상도 엄청 깔끔하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가족을 우선시한다. 그 바쁜 와중에도 늘 두 아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는 모습을 봤다. 나보다 3살이 많고, 섬에 다녀와서 느낀 점이 많은 것도 있었겠지만 성숙한 모습을 많이 보았다. 지금도 A의 영향을 받아 철인 3종 동호회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운동과 함께 하는 삶, 나도 운동에 관심이 많고, 유도도 배우고, 마라톤도 나간 경력이 있지만 수영을 꾸준히 하고, 라이딩도 하게 된 것은 A의 영향이 크다. 운동 후 밀려오는 행복감은 나를 다시 운동의 세계로 인도한다.
B. 내가 책을 읽게 된 결정적 계기는 홍대리 같은 홈런 북이 있기도 하지만, 주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 와이프가 독서광이고, 가까이 사시는 장인어른께서는 매일 글을 접하신다. 직장에서 내게 큰 인상을 남긴 것은 B다. 직원 여행을 가는 베트남행 비행기 안에서 내 옆에 앉은 B는 3-4시간 내리 책을 읽었다. 그 책이 이지성 작가의 ‘생각하는 인문학’이었다. 그 때 이지성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이지성 작가에 대한 책을 3-4권 정도 읽었다. A와 함께 꾸준히 운동을 하며 운동의 즐거움을 알았다면 B를 통해 독서의 필요성을 알 수 있었다. 지식의 깊이와 철학적 대화, 행동으로 이어지는 지행합일의 모습. 진지한 고민을 통해 나오는 대화 내용들. 이건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운동과 자기계발, 나도 좋아하는 것들이고 그걸 했을 때 뿌듯함과 삶의 활력이 생긴다. 지금까지 배웠던 운동은 합기도, 유도, 골프, 테니스, 수영 등이고 달리기, 자전거는 최근에 많이 하고 있다. 독서는 주로 자기 계발서 위주로 했다. 지금 기억나는 자기계발서는 미라클 모닝, 1천권 독서법, 하루 관리 등이다.
운동과 자기 계발이 나의 공부일까? 지금까지 해 온 운동과 자기 계발 만으로는 공부라 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 무언가 깊이 있는 공부가 되려면?
교육학? 생활지도? 과학? 남이 좋다고 하면 따라했던 것들 이외에 내가 정말 관심 갖고 공부했던 것은 과학이다. 공기 속에 사람의 기분을 옮기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양자역학이란 책을 읽어보았었고, 김상욱 교수를 통해 과학고전 50권을 접하며 원자폭탄 만들기를 통해 원자폭탄에 얽힌 세계사와 과학적 원리 등을 접할 수 있었다. 계속 파고 들기에는 과학용어나 설명이 어려워 과학고전을 읽고는 있는데 잠시 주춤하다. 과학책을 읽다가 여전히 자기 계발서 쪽으로 손이 간다. 아내가 추천해준 소설을 읽다가 다시 과학책, 자기계발 책으로 옮겨간다.
그렇다면 교사로서의 자기 계발,, 교사로서의 행복론? 이런 쪽으로 관심을 가져볼까? 교사들은 어떻게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가? 이런쪽으로? 블로그도 만들어보려고 맘먹고 개설해봤는데, 아직 콘텐츠가 별로 없다. 운동이야기, 과학이야기, 교육이야기, 여행이야기... 분야는 나름 설정했는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내가 진짜로 공부해 보고 싶은 분야는 무엇일까?
최고의 공부를 통해 나의 평생 공부 분야를 찾고, 심층적으로 공부해 보고자 하는 동기가 생겼다. 일단 계속 책부터 읽어보자. 교육 관련, 과학 관련, 자기 계발 관련, 가끔 소설, 그리고 운동 관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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