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 8-9
그러나 정결한 사람이나 길을 나서지 않은 사람이 파스카 축제를 거르고 지내지 않으면, 그는 자기 백성에게서 잘려 나갈 것이다. 정해진 때에 주님에게 예물을 바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은 자기 죗값을 지는 것이다. (9, 13)
시편 74
억눌린 이가 수치를 느끼며 돌아가지 말게 하시고 가련한 이와 불쌍한 이가 당신 이름을 찬양하게 하소서.(74,21)
사도 10.24-49
이 예수님을 두고 모든 예언자가 증언합니다. 그분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입니다.(10,43)
묵상
예수님! 오늘은 또 과거의 힘들었던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무언가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고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 나보다 나은 것 같은 사람들로부터의 위축감, 끊임없는 비교, 낮은 자존감,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마음속의 말들, 지속적인 긴장 상태, 자신감 하락.... 이것은 제가 한 직장에 5년 동안 머물면서 자주 느꼈던 감정들입니다. 어린 나이에 선배들이 많이 있는 곳에 근무하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또 문득 드는 생각은 제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하느님께 죄를 지으며 살았던 나날들이었죠. 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죄.
제가 그런 삶을 살았던 그 직장에 연수 강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고난을 겪었던 제가, 2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다시 그 곳에 가게되니, 고난의 감정들이 솟아 올랐습니다. 성경말씀에서는 그러셨죠. 그날 고생은 그날이 다했다고요.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말라고요. 그 성경말씀을 떠올려도 솟구친 감정들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명상을 하고 와이프와 대화를 나누니, 조금 나아졌습니다.
감정이라는 건 참, 오래 기억되나 봅니다. 또, 그 때의 그 감정들이 오래 기억될 만큼 지속적이고 강렬했나봅니다. 괜찮은 줄 알고 지냈던 날들이 불편한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한 순간의 큰 감정으로 올라왔던 경험이,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순간에도 남아 있는 걸 보면 제가 저의 감정을 오래 묵혀두긴 했나 봅니다. 그만큼 올인하고 애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저 자신에 대한 사랑 보다 우선했다는 것이 후회가 됩니다.
이제는 저 자신에 대한 사랑이 우선인 것을 깨달았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하느님, 오늘도 하느님께 저의 지난 감정, 솟구쳐 오른 현재의 감정, 미래에 대한 불편한 감정들을 모두 의탁하겠습니다. 하느님, 제게 하느님의 사랑을, 은총을, 복을 내려주시어 성령의 보호를 통해 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게 해주소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합니다. 그 때의 그 고난도 모두 하느님께서 하신 일인 것이죠? 지금 이렇게 잘 버티라고 더욱 슬기롭게 삶을 살아가라고 해주신 거죠?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하느님의 보호 속에서 열심히 일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하루를 잘 마무리 합니다.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경읽기 75일차(5/31화) 주님의 표징이란 (0) | 2022.05.31 |
---|---|
성경읽기 73일차(5/27금) (0) | 2022.05.30 |
성경읽기 71일차(5/25수) (0) | 2022.05.25 |
성경읽기 70일차(5/24화) 소소한 근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0) | 2022.05.24 |
성경읽기 69일차(5/23월) (0) | 2022.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