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내 이름으로 책을 한 권 쓴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란 생각이 있다. 요즘은 선생님들이 최근 유행하는 교육에 대한 교육서적을 내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주변에서도 책을 낸 동료나 선후배님들이 종종 있다. 그래서인지 가끔 서점에 가면 글쓰기에 대한 책이 눈에 들어 온다. 정지우 작가가 글쓰기에 관한 책을 냈다. 예전에 ‘애니메이션 인문학’이라는 책으로 작가를 접했을 때 그의 생각에 많은 공감을 했던 적이 있어 이 책을 망설임 없이 구입하여 읽었다.
애니메이션 인문학을 읽으면서 요즘 욜로, 워라벨, 파이어족 등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한 번뿐인 인생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 적당히 일하고 내 삶의 여유시간을 확보하여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직장으로부터 일찍이 벗어나 자신의 스케줄 대로 사는 삶. 취업난으로 구직조차 어려운 청춘들에겐 꿈 같은 일일 것이고, 언제 짤릴지 모르는 회사에서 잦은 야근과 경쟁으로 스트레스 받으며 사는 직장인들한테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로 내가 활동하고 있는 철인 동호회 회원들 중 여러 회원들이 고소득, 명예직을 쫓지 않고, 적당한 보수와 조기퇴근이 보장이 된 일을 택해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며 즐거운 삶을 보내고 있다.
또,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안정적인 삶을 통해 예측가능하고, 안전한 삶, 스트레스 관리도 되고, 건강도 챙기며 사는 삶이야 말로 누구나 원하는 삶이지 않을까? 그러나, 인생에는 변수가 많아서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속내는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와 각종 병으로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짧지 않은 40여년의 인생을 살면서 이순신 장군이 말씀하신 생즉사, 사즉생이란 말이 맞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어려운 일을 피하고 안정적인 삶을 택했다고 하지만 결국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될 때가 있고, 남들이 보기에 힘든 일, 어려운 일을 택해서 하고 있는 데 의외로 할 만하고 오히려 더 혜택이 늘어날 때가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정작가는 애니메이션 인문학에서 한 애니메이션을 예를 들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익숙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인물들이 바깥 세상에 대해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 애니메이션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지만 나는 그 지점이 맘에 들었다. ‘상상’. 바깥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상상. 현실에 안주하며 워라벨과 소확행의 삶을 살다, 결국 바깥 세상을 궁금해 하게 되는 지점. 현실이 익숙해지면 결국 상상을 하게 되고, 그것이 취미가 되었든 나의 일이 되었든 향상심을 갖게 되는 건 인간의 본성인 듯하다.
교사를 하다, 교육전문직에 도전하여 장학사가 된 내게 친구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 나이에도 공부할 생각이 드니?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고생길을 택했구나. 물론, 대단하다는 반응과 축하한다는 반응이 더 많았지만 말이다. 생각해 보면, 교직에 들어선 순간부터 난 학급과 학교 안에서의 삶보다 학교 바깥의 세상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것이 명예욕이든 성공을 위한 욕망이든 어떤 동기에 의해서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바깥 세상, 미래에 대한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상상은 곧 현실이 되어 나는 장학사가 되었고, 이 삶에서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되겠지?
앞으로의 상상은 뒤로 미뤄두고, 오늘 이야기를 해보면, 나는 오늘 일요일인데 교육청에 근무하러 왔다. 이 시간에 동호회에선 안전기원제와 훈련을 하고 있다. 몸은 교육청에 있지만 마음은 그곳에 있다. 이럴 때 잠깐 전문직의 삶이 고달프게 느껴지지만, 매 번 있는 일이 아니라 괜찮다. 그리고 난 나의 즐거움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1시간 30분 동안 32킬로의 거리를 달려 교육청으로 출근을 했다. 그리고, 정지우 작가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라는 책을 완독했다. 그래서 글쓰기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글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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